무지개세탁소의 하루는 아침 7시 다리미 예열로 시작됩니다. 정순배 사장이 이 골목에 세탁소를 연 것이 1996년. 본인의 말을 빌리면 동네 아이들의 교복이 양복이 되는 시간을 지켜본 셈입니다.
30년의 다림질
30년간 가장 많이 다린 옷을 묻자 의외의 답이 돌아왔습니다. 면접 정장이라고 합니다. 첫 면접을 앞두고 맡긴 정장은 옷걸이에 거는 손길만 봐도 안다고, 그런 옷은 어깨선을 두 번 다린다고 했습니다. 합격했다며 음료수를 들고 왔던 청년이 지금은 아이 옷을 맡기러 옵니다.
기계가 못 하는 일이 아직 많아요. 바늘을 잡을 수 있을 때까지는 문을 엽니다.
세탁소의 앞날을 묻자 사장은 벽에 걸린 달력을 가리켰습니다. 수선 예약이 다음 달까지 차 있었습니다. 기계가 못 하는 일이 아직 많다고, 바늘을 잡을 수 있을 때까지는 문을 열겠다고 했습니다.
세탁소 문 앞에는 오늘도 교복과 정장이 나란히 걸려 있습니다. 동네의 계절이 옷걸이에 그대로 걸려 있는 셈입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