로스터기 앞에 서면 시간이 다르게 흐릅니다. 생두가 노랗게 익어가는 동안은 분주하지만, 첫 크랙을 앞둔 마지막 40초는 이상하리만큼 고요합니다. 온도계 숫자가 1도씩 올라가는 것을 지켜보는 일. 그게 전부입니다.
첫 크랙을 기다리며
처음 로스팅을 배울 때는 이 시간이 견디기 어려웠습니다. 뭔가 조작해야 할 것 같고, 화력을 만져야 할 것 같았습니다. 하지만 스승님은 말했습니다. 좋은 로스터는 기다릴 줄 아는 사람이라고.
개입하지 않는 것이 가장 정확한 개입인 순간이 있습니다.
지금은 압니다. 그 40초 동안 원두 안에서는 수분이 빠져나가고 세포벽이 벌어질 준비를 합니다. 개입하지 않는 것이 가장 정확한 개입인 순간이 있습니다.
오늘 볶은 에티오피아 구지도 첫 크랙이 정확히 196도에서 터졌습니다. 팝콘 터지는 소리 같은 그 신호와 함께, 이번 주 원두일기를 시작합니다.